이제서야 자유의 몸이 된 기분이다.


왜 진작에 이러지 못했을까.



지금까지 반강제적으로 습관처럼 머물러 있었다. 

나를 집 지키는 개 마냥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묶어 놓고, 자신만 자유로우면 되는 그런 사람과 지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난 그저 돌아올 자리만 지켜주면 되는 그런 존재 밖에 안됐으니까.

그걸 알면서도 '의리'라는 도의 하나 만으로 지켜왔다.


그런 내게 돌아온 건 '그것 밖에 모르는 주제에.' '네 까짓게 뭘 알아.' 라는 무시와 비아냥.








언젠가 그는 자기 자신이 어딘가 '결여' 된 것 같다고 고민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서운하게 대하더라도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하지만 그리 말하면서도 그 점을 고쳐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성의없이 대하더라도 와 줄 사람은 와줬으니 전혀 아쉬울 게 없었기 때문이겠지.

그가 말하길, 친구 라는건 그저 '자신이 원할 때 연락하면 와 주고 그 외의 경우엔 없어도 딱히 상관없는 것' 이라고 했다.


나도 그 중 한 명 이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