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을 다 하고나서 생각해보니, 엔샤르에서 한 군데 가지 않은 곳이 있었다.
달빛마루 골짜기 초소 왼쪽에 있는 바람길인데, 지도상으로는 '심해의 끝자락' 이라고 표기된 장소다.
말쿠장의 철퇴 애들이 주는 자동 퀘스트를 완료하러 근처까진 가봤지만 굳이 아래로 내려가보진 않았었다. 당시에는 그저 빨리 업하고 다른 것을 하러 가야지 라는 생각밖에 못했으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그 곳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미지의 장소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함을 가진 채로 바람길을 탔더니 이상한 곳에 와 있었다. 주변은 위에서 못보던 이상한 풍경에 웬 정예 드라칸들이 끊임없이 로밍을 하고 있었고, 등급도 높아서 애드라도 되면 꽤나 골치아플 것 같다. 익숙치 않은 곳이라 여기저기 정처없이 헤메며 돌아다니다가, 저 쪽에 반짝 거리는 표시가 있어서 급히 뛰어가보았다.
그렇게 간 곳에는.
해파리? 거기다 말랑말랑 하기까지!
뜬금없이 해파리가 왜 이런 곳에 있을까 했더니, 아... 심해의 끝자락이라는게 정말 심해의 끝을 나타내는 거였나? 그렇잖아도 엔샤르가 바닷 속에 있던 지형이 갑자기 융기하면서 생성됐다는 설정이니 비록 물 밖에 있지만 이곳은 바닷 속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해파리나 문어가 이런 곳에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 지는 않구나.
걔네들은 물 밖에 나오면 죽는 애들 이잖아.
붙잡으면 독침이라도 쏘는건가. 하는 의심은 일단 접어두고 선택지는 한 개 뿐이니 눌러보자.
설마 해파리가 공격이라도 하겠나.
아니 님아.. 이런 장면에 고급그래픽 모드를 안쓰다니 정신 나간 거 아닌가여.
넵.. 제정신이 아니었슴다 'ㅅ'
이걸 보고 있으니까 예전 사르판 퀘스트 할 때 민들레 홀씨 타고 날아가던 장면이 겹쳐지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해파리가 데려다 준 곳은 용의 계곡 아래의 구석 자리였다.
- 직접 찾아나서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영원히 몰랐을지도 모르는 곳.
심해에서는 '말랑말랑' 이었다가 여기서는 '물컹물컹' 인걸 보니 역시 물 밖으로 나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가 보다.
너도 어쩔 수 없는 해산물이구나.
나중에 다시 와야지.